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직장인 박사과정 일기

마음의 부채

나에겐 마음의 부채가 있다.

 

벌써 8년째인 박사과정, 나에게 30대의 주말은 항상 학교와 과제, 그리고 끝나지 않는 논문으로 인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 늘 죄책감이 있다.

 

아니 어쩌면 주어진 시간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냈었는지는 몰라도, 내 마음 또는 머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지 않았을까? 하는 생각이 든다.

 

어쩌면 참으로 이기주의적이고, 나쁜 사람이겠지?

 

그런 상황에서 아들이 태어나고 자라면서, 이제 벌써 만 34개월이 되었다.

 

아빠와 엄마와 떨어져 있으려고 하면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들과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박사학위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시간을 내야 하는 아빠의 마음에 늘 거리가 있다.

 

아빠와 놀고 싶어라는 말을 계속 하는 아들을 두고 공부하러 나오는 발걸음은 항상 무겁다.

 

일을 할때도, 공부를 할 때도 아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머릿속에 멤 도는 이유는 무엇일까?

 

그리고 이 마음의 부채는 언제쯤 떨칠 수 있을까?

 

시간이란 유한한데, 과연 학업을 마친 이후에 다시 이런 아들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보상할 수 있는 기회가 올까? 가끔은 두렵기도 하다.

 

아니다! 그래도 여기까지 달려왔고,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.

 

여기서 포기하면 아무것도 아닌 상황... 나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...

 

아니 포기해서도 안된다.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준 아내, 아들, 장모님, 어머니, 아버지 등 너무나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고 응원해주셨기 때문이다.